"잡아오면 10마리 당 4600원" 무슨 일이…벌레에 현상금 내건 일본

일본 이바라키현의 과수원들이 외래종 딱정벌레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 지역은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자연환경 덕분에 농업과 관광업이 발달한 곳으로, 특히 사과, 블루베리 등 제철 과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외래종 딱정벌레인 '벚나무사향하늘소'의 급격한 확산으로 과수원 운영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중국에서 유래한 딱정벌레로, 목덜미 부분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성충은 약 2.5~4cm 크기로 나뭇잎, 나무껍질, 과일 수액 등을 먹이로 삼으며, 나무 안에서 부화한 유충은 줄기를 갉아먹으며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나무는 심각한 손상을 입고, 경우에 따라서는 말라죽기도 한다.

급증하는 피해와 지역 농가의 위기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언제 이바라키현에 정착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벌레로 인한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현 지방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포획된 벚나무사향하늘소의 수는 3782마리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로, 외래종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 농민들은 이 외래종 벌레로 인해 과일 나무가 훼손되고, 수확량이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과수원에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벌레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지역 당국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포상 제도로 외래종 퇴치 시도

이바라키현은 벚나무사향하늘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포상 제도를 도입했다. 주민들이 벌레를 포획해 가져오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성충 10마리를 잡아오면 500엔(약 4600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지급하며, 10마리 이하일 경우에도 배지, 에코백 등 소정의 굿즈로 보상한다.

이 포상 제도는 벌레 확산 방지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만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벚나무사향하늘소가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나고, 번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외래종 발견 포상 제도와 현황

벚나무사향하늘소뿐만 아니라, 다른 외래종 생물의 정착을 방지하기 위해 이바라키현은 '목격자 포상' 제도도 운영 중이다. 주민들이 외래종 생물을 발견하고 이를 보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접수된 신고는 대부분 여우, 너구리, 토끼 등 국내종 생물이었다. 현재까지 외래종 목격으로 포상을 받은 시민은 없다고 한다.

담당자는 외래종 동물이 아직 현지에 정착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지만, 확산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들은 외래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농업 피해를 조기에 예방하려는 지역 사회의 노력을 보여준다.

외래종 문제의 국제적 시사점

벚나무사향하늘소와 같은 외래종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생물의 확산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후 변화, 국제 무역, 여행 증가 등이 외래종 확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래종 생물은 종종 원산지에서는 천적이 존재해 개체 수가 조절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천적이 없거나 환경이 유리해 급격히 번식하며 기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이는 농업 생산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래를 위한 대책

벚나무사향하늘소 문제를 포함한 외래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을 넘어 국가적,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방제 기술 개발, 외래종 유입 방지 시스템 구축, 대중 교육과 참여 확대 등이 요구된다. 또한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통해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바라키현의 사례는 외래종 문제가 지역 농업과 생태계에 미치는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포상 제도와 같은 지역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외래종 확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