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낼 것" 하루 만에 미 국방 방한 보류…계엄 사태 미 의중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강한 경고와 비판을 끌어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한 우려"로 규정하며, 이를 "심한 오판"과 "불법적인 과정"으로 평가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한국 내부 문제에 대해 드물게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입장을 취한 사례로 주목된다. 이러한 비판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가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충돌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이번 계엄 선포로 인해 예정되었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는 한국과의 협력이 당분간 정체될 가능성을 보여주며, 동맹 관계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달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까지 업적 관리와 실질적 협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이번 조치는 한국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커트 캠벨 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모두 "TV를 보고 알았다"며, 한국 정부가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동맹국으로서의 의사소통 부재에 대한 미국의 실망과 불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양국 관계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해 미국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탄핵 절차가 한국의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동시에 "한미 동맹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하는 관계"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동맹 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계엄 사태는 북한의 군사적 오판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계엄 선포로 인한 내부 혼란이 북한의 군사 행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태가 한국 내부의 문제로 종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지속적인 비판과 외교적 압박은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신중한 접근법의 일환으로 보인다.

계엄 선포 이후 한미 관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현재의 협력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한미 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