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DMZ… ‘한국식 휴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특사로 퇴역 장성인 키스 켈로그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했다. 켈로그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과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설계해 온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켈로그의 지명을 발표하며, “우리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전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전을 위해 휴전과 평화협상을 중시하는 입장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특히 그는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한국식 휴전’ 모델을 하나의 방안으로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지명이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켈로그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분쟁은 영토 포기와 나토 가입 연기를 기반으로 한 휴전과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모든 영토를 회복하지 못하고도 평화협정을 수용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우선 과제는 인명을 보호하고 전쟁을 끝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상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평화협상 조건으로 러시아에 일부 제재 완화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양측이 수용 가능한 형태의 휴전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나토 가입 문제를 장기간 연기하거나 협상 결과에 따라 무기 지원을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접근은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면서도 국제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중 약 65억 달러(약 9조500억 원)가 집행되지 않고 남아 있으며, 이 자금이 트럼프 행정부로 이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기 지원을 보류하거나 제한적으로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러한 접근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 그의 독자적인 외교 전략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