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가시 공무원 X로 '좌표 찍기'…머스크 칼춤에 미 공직 사회 공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엑스 CEO의 강경한 행보가 미국 공직 사회에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대대적인 공공기관 인력 감축을 예고하며, 특정 공직자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를 통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엑스(SNS) 게시글에서 기후 정책 관련 공직자 4명의 이름과 직책을 언급하며,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는 비판을 덧붙였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수천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공직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야유와 비난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결국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저격한 공직자들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직책에 있던 인물들이지만, 그중 한 명은 과거 테슬라에 4억6500만 달러를 지원한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의 최고기후책임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지원금은 테슬라가 전기차 산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존재합니다.

또한, 머스크는 대중 건강 보호, 기후변화 대응, 저소득 국가 지원 등을 담당하는 공직자들도 명단에 포함시키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공직자들은 자신이 머스크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에버렛 켈리 미 공무원 연맹 회장은 머스크의 이러한 행동을 "연방 공무원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자유로운 발언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머스크의 좌표 찍기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해당 공직자들의 개인적인 삶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행동은 과거에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메리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국가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에서 일할 당시 테슬라를 비판한 후 머스크의 공격 대상이 되었고, 이는 테슬라의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위축 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이번 논란에서도 여러 전문가들이 머스크의 보복을 우려해 언론 인터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DOGE의 공동 책임자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문제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관료주의 자체"라며 머스크의 행동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연방 직원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언급하며, 논란을 진화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머스크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최근 엑스에 진보 성향의 검사 6명의 이름을 공개하며, 이들이 진보 진영의 주요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는 공직 사회의 신뢰와 안정성을 위협하며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