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칭더 첫 순방 앞두고 압박 강화…대만 "정찰풍선 탐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앞두고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군이 순방 기간 동안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양안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28일, 대만 인근에서 중국 정찰풍선 2대를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정찰풍선은 전일 지룽시 북서쪽 약 111km, 북쪽 약 163km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는 같은 해역에서 지난 24일 탐지된 정찰풍선 이후 연속적으로 발생한 사례다. 대만 국방부는 또 최근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용기 13대와 해군 함정 7척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이날 "방공부대의 대응 및 교전 절차를 점검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은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다양한 항공기와 해군 함정,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동원해 이루어졌다. 대만 공군의 이러한 훈련은 라이칭더 총통 취임 한 달 후인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해진다.

한편,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연합군사훈련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이미 두 차례 실시한 '리젠(利劍·날카로운 칼)' 연합훈련의 세 번째 훈련, 즉 '리젠-2024C'를 연내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군사활동을 대만에 근접한 위치로 이동시키며 이 훈련을 준비 중일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 시점은 라이칭더 총통의 해외 순방 종료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칭더 총통은 오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 등 남태평양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순방 중 하와이와 괌 등 미국 영토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한 '경유 외교'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전임 차이잉원 총통이 해외 순방에서 미국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경유 외교를 펼쳤던 방식과 유사하다.

중국 측은 이러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 지도자의 '경유 외교'를 비판하며, 이는 "외부 세력에 의존해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며, 두 개의 중국을 만들려는 도발 행위로 간주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 것을 촉구하며, 중미 3개 공동 코뮈니케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상황은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라이칭더 총통의 순방이 양안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